서른 한 살, 장윤정 경기도의원(더불어민주당‧안산3)은 ‘곧’ 세 아이의 엄마다. 젊은 나이에 이미 두 아이를 둔 그가 곧 셋째를 출산할 예정이다. 출산, 육아, 경단녀(경력 단절 여성) 등…. 자연스럽게 그의 ‘정치적 화두’가 됐다.
 
정치를 통해 ‘아기 엄마 아빠’를 대변하고 싶었습니다. 또 엄마지만 젊은 여성이 다른 직업을 찾아 더 멋진 일을 해낼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안산시 청년활동협의체에서 처음 활동을 시작했을 때도 그는 신혼부부나 경단녀 등을 위한 정책을 담당했다. 그는 일‧가정 양립을 위해서는 ‘가정 친화적인 사회적 분위기’가 중요하다고 강변한다.
 
장 의원은 “젊은 신혼부부들은 ‘일하기 위해 직장을 다니는가, 가정을 위해 직장을 다니는가’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며 “당연히 ‘가정을 위해 직장을 다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휴가나 반차를 쓸 때 미안해하기보다 당당히 말할 수 있는 문화가 돼야 한다”며 “국가 차원에서 양육하기 좋은 나라를 만들어 줘야하고, 기업들도 우수한 인재 영입을 위해 직원들이 가정을 위한 시간을 할애할 수 있도록 배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저출생 극복을 위해 모든 임산부가 행복할 수 있도록 소득과 상관없는 보편적 지원이 절실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경기도의원이 되고 나서 새로운 도전을 시도하고 있다. 세대간 소통을 통한 공동체성을 회복하는 이른바 ‘세대이음’ 프로젝트다.
 
“어르신에게는 지역의 역사성과 전통, 노하우가 있다면, 젊은 청년들에게는 새로운 아이디어가 있습니다. 세대를 이어 모두 함께 살아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는 도시를 만들고 싶습니다. 결국 자주 만나야 합니다. 문화·예술과 봉사활동을 통해 가교역할을 할 겁니다.”
 
“항상 먼저 걱정해 주고, 먼저 품어주고, 안아줄 수 있는 ‘엄마 같은 정치인’이 되고 싶다”는 장윤정 경기도의원을 CBS 노컷뉴스가 인터뷰 했다.
 
아래는 장 의원과의 일문일답이다.
 
경기도의회 장윤정 의원(더불어민주당‧안산3). 박철웅 PD
Q. 젊은 나이에 정치를 시작했다. 어떤 계기가 있었나?
 
A. 여성으로 다양한 삶을 살았다. 직장생활을 했고 결혼과 출산을 하며 회사를 관두고 가정주부의 역할도 했다. 집보다는 밖에서 사람 만나고 활동하는 게 좋아 프리랜서로 가죽공예 강사로 활동하며 공방도 운영했다.
 
사실 정치와 연결이 안 될 수 있었지만 사업을 하며 다양한 사람과 더 많이 만나보고 싶었다. 우연히 안산시 청년활동협의체 모집공고를 보게 됐고 청년활동을 시작했다. 당시 청년논제 중에는 대학생과 취업 준비생을 위한 정책들이 많았다. 신혼부부나 경력단절 여성에 대한 정책들을 만들었다.
 
지역 보좌관(김철민 의원실)이 같이 활동을 해보자고 제안이 왔다. 사실 정치라는 분야를 모르기도 했고 두려움이 많았다. 그때마다 김철민 국회의원께서 괜찮다고 계속 격려해줬고 결국 이 자리까지 오게 됐다.
 
Q. 처음 정치를 제안 받았을 때 어떤 생각을 했나?
 
A. 요즘 저출산 이야기가 많이 나오고 있다. 자주 만났던 학부모님들을 보면 아이를 낳고 자존감이 굉장히 많이 떨어져 있었다. 다니던 직장을 관뒀다가 다시 직장생활을 하기 위한 준비과정에서 많은 시행착오와 어려움을 겪는다. 아이가 학교에 들어가면 직장생활을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하지만 초등학생은 오후 1~2시면 끝난다. 결국 엄마가 설 자리는 점점 없어진다. 
 
정치를 통해 저와 같은 ‘젊은 아기 엄마 아빠’를 대변하고 싶었다. 또 엄마지만 젊은 여성이 다른 직업을 찾아 더 멋진 일을 해낼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 정말 열심히 활동을 했고 최근 셋째 임신까지 했는데 지역 학부모님들이 대단하다고 칭찬해주신다.
 
Q. 일과 가정, 둘 다 잘한다는 것이 ‘딜레마’가 있지 않나.
 
A. 사실 남편들은 직장생활을 잘 하기 위해 가정을 내려놓고 직장에 ‘올인’하는 문화가 있다. 아이들이 훌쩍 커서 가정으로 돌아왔을 때 가정에서의 아빠의 위치가 문제가 되는 경우가 많다. 사실 의정활동을 하며 가장 우려했던 건 아이들에게 엄마의 손길이 가장 필요한 시기에 자리를 떠나거나 비워서 아이가 소외되거나 소홀히 되는 건 아닌지 대한 고민이었다. 
 
요즘 젊은 신혼부부들은 ‘일하기 위해 직장을 다니는가, 가정을 위해 직장을 다니는가’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시대가 변했다. 당연히 ‘가정을 위해 직장을 다녀야 한다’고 생각한다. 모든 엄마 아빠의 목표는 내 아이를 잘 양육해 가족을 지켜내는 거다. 휴가나 반차를 쓸 때 미안해하기보다 당당히 말할 수 있는 문화가 돼야 한다. 
 
국가 차원에서 양육하기 좋은 나라를 만들어 줘야하지만 회사에서도 우수한 인재 영입을 위해 직원들이 가정을 위한 시간을 할애할 수 있도록 배려해야 한다. 직장인의 입장에선 배려해준 회사를 위해 공헌하고 성과를 내야 한다. 일할 때 열심히 일해야 가정에서도 충실할 수 있다. 
 
Q. 저출생이 화두다. 어떤 전화점이 필요할 것 같다.
 
A. 아이를 키우면서 느꼈던 의문점들이 있다. 직장을 다니기 전 가정주부로 기저귀 바우처 등 다양한 출산정책들의 모든 수혜자가 됐다. 그런데 직장생활을 하니 오히려 아무것도 지원받지 못했다. 소득 수준에 따라 차등지급이 되고 있었다. 임산부들한테 소득에 따른 차등지급이 과연 필요한지 지금 물음표를 던지고 있는 중이다.
 
최근 임산부 등록을 위해 구청에 방문했는데 대기 인원이 없어 혼자 등록했다. 우리나라 출산율이 0.7이다. 아이들이 없어 어린이집, 유치원이 문을 닫고 학교에는 학 학년에 8~11명밖에 없는 곳도 있다. 그렇다면 모든 임산부가 행복할 수 있게 차등이 아닌 보편적으로 지원되는 게 맞다.
 
또 임산부가 아이를 출산하면 보통 산후조리원에 들어간다. 경기도 서남부권에는 공공산후조리원이 없다. 경기북부의 연천에 한 곳이 있고 평택이 지금 지어지고 있다. 가격이 굉장히 저렴하기 때문에 아빠들이 2~3일 전부터 텐트를 치고 접수를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우선 아이를 낳기 좋은 환경이 만들어져야 한다.
 
또 하나는 요즘 청년들에게 핫한 ‘갭이어’다. 김동연 지사도 많이 표현하시지만 정말 경력단절 여성에게 필요한 것이 ‘갭이어’다. 연륜이 있으신 분들은 ‘당연히 아이를 위한 엄마가 희생해야지’라고 하시지만 요즘 젊은 청년들은 ‘굳이 왜 희생해야 되지? 그럼 희생하거나 책임지는 행동을 하지 않으면 된다’고 생각한다. 결국 그것이 저출산과 이어졌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국가가 부담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지 열심히 찾아보고 있다.
 
Q. 계속되는 저출생의 원인은 무엇이라고 보나?
 
A. 과거 우리나라에는 두 명만 낳자는 정책이 있었다. 우선 그 정책이 잘못됐다. 아이 낳는 것을 정책으로 막았기 때문에 그 이후 출산율이 점점 줄어들었다. 그리고 지금은 많이 벌지 않아도 아르바이트만 해도 두 부부가 먹고살기는 괜찮은 상황이다. 그래서 아이를 더 낳지 않는다.
또 하나는 정치인들은 아이를 낳으면 국가에서 해주는 혜택들이 많다고 이야기하지만 사실 그 외적으로 들어가는 비용들이 심심치 않게 많다. 윤석열 정부도 사교육에 대해 말하지만 요즘 아이를 키우면서 학원을 안 다니는 학생이 없을 정도다. 학원을 몇 개 다녀야하고 학원비가 얼마인지 사실 정부에서 지원해 주는 금액이 아니다.
 
예전 아이들이 초등학교 입학할 땐 마트에 캐릭터 가방을 사주면 됐지만 요즘은 백화점에 브랜드 가방을 사줘야 한다. 그만큼 소득 수준도 올라갔지만 부모들의 경제적 부담과 책임감도 증폭됐다. 그런 사소한 부분까지 해소가 되어야만 된다.
 
Q. 현재 저출생 대책은 어떻게 보나?
 
A. 요즘 ‘애테크’라는 말이 있다. 각 지자체별로 아이를 낳으면 출산지원금을 주고 셋째를 낳으면 더 많은 돈을 준다. 또 양육수당, 아동수당 등 다양한 정책들이 있는데 표현이 좀 그렇지만 결국 돈으로 아이를 낳게 한다는 거다. 실효성 있는 정책은 아니지만 임산부나 신혼부부에게 조금이나마 마음의 여유가 생기는 것도 사실이다. 그 실패한 정책마저도 없으면 더 심각했을 거다.
 
요즘 난임 부부들이 굉장히 많다. 호르몬주사를 맞고 치료를 하는 산부인과 비용이 굉장히 비싸다. 아이를 원하는 난임 부부들을 위한 지원대책이 마련돼야 한다.
 
근본적인 원인이 해결되지 않으면 사실상 우리나라, 경기도에서 아이를 낳는 엄마들이 점점 더 사라질 거다. 그 근본 원인 중 하나가 우리 사회가 너무 불안전하다. 자신조차도 살아가기 힘든 불안전한 사회에서 아이를 양육하기는 정말 힘들다.
 
Q. 가장 기억에 남는 의정활동은?
 
A. 다른 동료 경기도의원들과 처음 본회의장에 모여 다 같이 손을 들고 선서문을 낭독했을 때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진짜 의원답게 뭔가 일을 하는 느낌을 받았다. 그때 당시 가졌던 초심을 지금도 잃지 않고 활동하고 있다. 당시 여야 의원 모두가 경기도민만을 바라보겠다고 이야기했는데 지금도 초심을 잃지 않고 모든 의원들이 지켰으면 좋겠다.
 
Q. 교육기획위원회다. 관심현안은?
 
A. 교육 편차를 줄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한 반에서 어떤 아이는 굉장히 공부도 잘하고 부유해 학원도 열심히 다니는 친구가 있는 반면 어떤 아이는 부모님의 사랑을 온전히 다 받지 못해 소외된 아이도 있다. 이런 편차를 학교 현장에서 채워줘야 된다. 이런 부분을 경기도가 같이 노력해줘야 한다.
 
공교육이 사교육보다 좋아야 한다는 건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교육 현장의 모든 선생님들이 열심히 노력함에도 불구하고 사교육을 못 따라가는 것도 사실이다. 현재 임태희 경기교육감이 미래교육이라는 새로운 공약으로 경기교육을 크게 바꾸어 가려 한다. 경기도 교육이 잘 안착할 수 있도록 상임위 위원들과 같이 논의하고 공부하는 중이다.
 
Q. 지역구 안산시의 주요 현안은?
 
A. 지역구 의원으로 지역의 ‘세대이음’을 해보고 싶다. 요즘 젊은 사람들은 아파트에 들어가면 잘 나오지 않는다. 물건을 사기 위해 마트를 나갈 때도 차를 이용하지 걸어 다니는 일이 드물다. 과거에는 윗집 언니랑 놀고 아랫집 오빠한테 인라인스케이트도 배웠는데 요즘은 사회가 무서워서인지 위험해서인지 엄마들부터 겁을 낸다. 그게 요즘 우리의 사회다.
 
한 아이를 키우기 위해서는 온 동네가 필요하다는 말이 있다. 세대를 이어 어르신과 젊은이들이 모두 함께 살아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는 도시를 만들고 싶다. 어르신에게는 지역의 역사성과 전통, 노하우가 있다면 젊은 청년들에게는 새로운 아이디어가 있다. 잘 융합해서 소통한다면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다. 결국 자주 만나야 가능하다. 문화·예술과 봉사활동을 통해 가교역할을 할 계획이다.
 
앞으로 ‘세대이음’이 잘 진행되면 동네가 밝아질 거다. 요즘 아이들은 범죄에 굉장히 많이 노출되어 있다. 우리 주변에 있는 아이가 누군지 알면 모르는 사람이 데려간다거나 안 좋은 상황에서 아이를 감싸 안고 보호해줄 용기가 생길 수 있다. 또 혼자 사시는 어르신들 중에도 청년들과 소통하면 한 번쯤 들여다 볼 수도 있고 훨씬 안정적인 사회로 발전할 거다.
 
Q. ‘장윤정은 OOO다’ 한 마디로 표현한다면?
 
A. 장윤정은 ‘엄마’라고 표현하고 싶다. 엄마는 집에서 교사이기도 하고 때로는 의사, 때로는 요리사이기도 하다. 우리 아이들이 혹시 덥거나 춥지는 않는지 항상 걱정하는 것도 엄마다. 그런 정치인이 되고 싶다. 지역주민들을 걱정하고 고민하며 항상 먼저 품어 주고 안아 줄 수 있는 정치인, 또 모든 것을 해결할 수는 없어도 같이 고민을 들어주고 이야기하고 소통할 수 있는 ‘엄마 같은 정치인’이 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