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전남광주 시민들이 결성한 고 이채원 학생 추모모임 회원들이 광주지방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양을 살해한 장윤기의 엄벌을 촉구하고 있다. 김용희 기자 [email protected]
길거리에서 여자 고등학생을 살해한 장윤기(23)씨가 법정에서 성범죄 목적이 있었다고 인정했다.
광주지법 형사13부(재판장 이정호)는 13일 성폭력범죄처벌특례법 위반 혐의(강간 등 살인)로 구속 기소된 장씨의 두번째 공판을 열었다.
재판장은 공판을 시작하자마자 장씨가 피해자를 살해할 당시 강간의 고의가 있었는지에 대한 입장을 명확히 해달라고 장씨 쪽 변호인에게 요청했다. 첫 공판에서 장씨 쪽은 검찰의 증거 영상을 확인하지 못했다며 이에 대한 입장 표명을 미뤘다.
장씨 쪽 국선변호인은 강간 목적에 대해 “인정한다”고 답했다. 재판장이 장씨에게 “변호인의 의견과 같냐”고 다시 물었고, 장씨는 “맞다”고 답했다.
재판부는 범행 당시 현장 인근에 주차된 트럭 블랙박스 영상 등에 대한 증거 조사를 비공개로 진행했다. 검찰은 이런 증거들은 장씨가 성범죄를 목적으로 피해자를 납치하려다 살해했다는 공소사실을 뒷받침한다고 밝혔다. 검찰은 성범죄와 납치 계획 증거로 지목한 케이블타이가 나오는 장씨 차량의 현장 감식 영상, 장씨 거주지에서 훼손된 채로 경찰에 발견된 성인용품 리얼돌에 대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감정서를 추가로 제출하겠다고 했다.
재판부는 심리가 지연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이번 달 안에 추가 증거 조사와 증인 신문을 진행하겠다고 예고했다.
공판이 열리기 전 피해자 유족은 기자회견에서 장씨에게 법정 최고형을 내려달라고 촉구하는 한편 부실·은폐 수사 의혹을 받는 경찰을 비판했다. 피해자 이채원양의 어머니는 “연일 언론에서는 경찰이 수사를 축소했다, 은폐했다는 의혹을 보도하고 있지만 차마 기사 한 줄도 제대로 읽지 못했다”며 “만약 피해자가 경찰 가족의 딸이었고, 가해자가 평범한 시민의 아들이었다면 경찰은 가능한 모든 것을 철저히 수사하고, 법이 허용하는 가장 무거운 책임을 물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양 어머니는 “재판장님께 간절히 호소드린다”며 “제 딸의 소중한 생명을 앗아가고 우리 가족의 삶을 송두리째 무너뜨린 악마 같은 자에게 법이 줄 수 있는 가장 무거운 형벌, 법정 최고형인 사형을 선고해주시라”며 “경찰청은 이번 사건에서 제기된 조직적 부실 수사와 은폐 의혹을 철저히 규명하고 전면 재수사를 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장씨는 5월5일 0시10분께 집 인근 길거리에서 공부를 마치고 귀가하던 고교 2학년 이채원(17)양을 흉기로 살해하고, 비명을 듣고 달려온 다른 고교생도 살해하려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직장 동료를 성폭행한 혐의도 있다. 경찰은 살인 등의 혐의를 적용했지만 검찰은 성범죄 계획이 있었던 것으로 보고 법정 형량이 더 높은 성폭력처벌법 위반(강간 등 살인) 혐의를 적용하며 경찰의 ‘봐주기’ 수사 의혹이 일었다.
김용희 기자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