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5개월여 만에 장중 1420원대를 넘어섰다.

10일 오전 9시30분 현재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421원대에서 거래 중이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주간 종가 기준)보다 23원 오른 1423원에 거래를 시작했다. 장중 고가 기준 지난 5월2일(1444.0원) 이후 5개월여 만에 최고 수준이다.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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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연휴 기간 한때 역외 거래에서 1420원대 중반까지 치솟았던 흐름이 이날 시초가부터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99.375 수준으로 아직 100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지난 2일 종가인 97.881보다는 크게 높아졌다.

문다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연휴 기간 미국과 일본, 프랑스의 정치 불안이 모두 강달러 압력을 자극했다”며 “대내외 원화 약세 압력이 중첩되며 10월 초 추석 연휴 기간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달러·원이 장중 1420원대까지 레벨을 높였다”고 말했다.

특히 일본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여자 아베’로 불리는 다카이치 사나에 전 경제안보담당상이 당선되면서 엔화 가치가 4% 가까이 급락(엔·달러 환율 상승)했고, 이에 원·달러 환율도 여파를 받았다는 설명이다.

여기에 프랑스에서도 세바스티앵 르코르뉘 총리가 취임 한 달 만에 사임하면서 유로화가 추가로 약세 압력을 받았다.

문 연구원은 “미국 고용 둔화로 뚜렷한 약달러 재개 전까지는 환율 하락 재료가 마땅치 않은 상황인데, 이마저도 미국 연방 정부 셧다운으로 지표 발표가 잠정 중단된 상황”이라며 “월말 예정된 한미 정상회담에서 한국과 원화에 우호적인 협상이 타결될지도 미지수”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현재 매크로 변수를 통해 추정한 적정 환율 레인지의 상단에 근접해가고 있는 만큼 레벨 부담과 당국 개입 등으로 향후 달러·원의 추가 상승 폭과 속도는 제한될 것”이라며 “하단의 경우 빅피겨(큰 자릿수) 1400원에서 강한 하방 경직성이 예상되는 점을 감안하면 당분간 1400원대 등락이 불가피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