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호르무즈 주변 폭격 검토>
미국과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놓고 불안한 휴전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양측이 선박 나포에 다시 나포로 맞서는 와중에, 미군은 협상이 결렬될 경우 호르무즈 해협 주변의 이란 군사 자산을 폭격할 준비에 나섰습니다.
미국 CNN 방송은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미군이 호르무즈 해협과 아라비아만 남부, 오만만 주변에서 이란의 소형 고속정과 기뢰 부설 선박 등을 공격하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 술 더 떠, 호르무즈 해협에 기뢰를 설치하는 모든 선박에 대해 “아무리 소형 선박이라도 쏴 없애라고 해군에 지시했다”고 공개적으로 밝혔습니다.
<트럼프 '쏴 없애라' 지시, 가능할까>
하지만, 당장 미국 내에서조차 군사적 해결에 대해 회의적인 목소리가 높습니다. 많은 비용을 감수해야 할 뿐만 아니라, 이란의 군사적 역량에 심각하게 타격을 입히는 것은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38일간 이란 전역을 폭격했지만, 미 국방정보국은 “이란은 여전히 역내 미군과 주변 국가를 위협할 수 있는 수천 발의 미사일과 편도 공격 자폭 드론을 보유하고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미군의 폭격에도 이란 탄도미사일과 발사대가 절반가량 살아남았다고 미국 언론은 보도했습니다.
이번 전쟁에 미국이 쓴 돈은 천문학적입니다. 미국 보수 싱크탱크인 ‘미국기업연구소’는 6주간의 ‘에픽 퓨리’ 작전으로 미국이 250억 달러에서 350억 달러, 즉 최대 약 52조 원을 썼다고 분석했습니다.
하루 1조 원이 넘는 비용이 든 셈입니다.
여기엔 격추된 전투기 승무원을 구조하는 과정에서 정보기관이 쓴 작전 비용이나, 아직 알려지지 않은 전투 피해, 추가 탄약 조달 비용 등은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전쟁 비용 하루 1조 원‥미사일 대량 소진>
무엇보다, 미국 내부에서 탄약 재고 자체가 위험 수준이라는 경고가 반복해서 나오고 있습니다.
미국은 장거리 스텔스 순항미사일을 약 1천1백 발 소모했습니다. 이는 미군 총 재고량에 거의 근접한 수준이라고 뉴욕타임스는 보도했습니다. 또 토마호크 순항 미사일도 1천 발 이상 발사했습니다. 재고 3천1백 발의 1/3 수준이라 아직 여유가 있다고 볼 수 있지만, 연간 구매량과 비교하면 10배에 달합니다. 만약 물리적 충돌이 장기화 된다면 채워 넣는 양보다 빠르게 소진될 수 있습니다.
전략국제문제연구소, CSIS가 분석한 결과도 유사합니다. CSIS는 현지시간 지난 21일 발간한 보고서에서, 미군이 사용한 7종의 핵심 미사일 재고를 분석할 결과, 패트리엇 요격 미사일은 3/2,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요격 미사일은 80%를 소모했다고 분석했습니다.
다만 이란 전쟁을 수행하는 데에는 남은 재고량으로 충분하다고 평가했습니다. 문제는 그 다음입니다. 이란 전을 성공적으로 끝내더라도 다음 전쟁 또는 폭격 상황에서 탄약 부족으로 대처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CSIS는 “전쟁 이전 수준으로 탄약 재고량을 복구하는데에 최장 4년이 걸릴 것”이라며 “전쟁 이전에도 재고는 충분하지 않다고 평가됐는데, 더 심각해졌다”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정밀 타격 미사일(PrSM), 패트리엇 미사일, 사드 요격 미사일이 절실한 우크라이나 및 동맹국도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입니다. 미군이 자체 재고도 부족한 마당에 동맹국에 탄약을 공급하기 힘들어질 것은 분명한 일입니다.
이미 유럽에선 NATO의 동부 방어 능력이 약화 됐고, 항공모함 전단이 빠진 남중국해에서 미군의 존재감이 줄었습니다. 한국의 사드 요격 미사일 시스템도 일부 중동으로 옮겨졌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미 국방부가 중국의 대만 침공에 맞춘 대응 작전 계획을 수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중국을 겨냥한 정밀 유도 무기가 대거 소진됐기 때문입니다.
<'해저 케이블 끊겠다' 이란도 '맞불'>
이란은 대당 7천만 원가량의 값싼 자폭드론(샤헤드-136)으로, 미군의 물량 공세에 대응해왔습니다. 미군의 드론 공격을 막기 위해 최소 수십만 달러에서 많게는 4백만 달러, 우리 돈 60억 원의 미사일을 써야 했습니다.
트럼프의 위협에 맞서, 이란은 주변 걸프국가들의 정유시설과 호르무즈 해협에 자리한 해저 데이터 케이블 7곳을 타격할 수 있다고 맞불을 놓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다시 폭격 재개라는 강수를 둘 경우, 여파는 다시 주변국을 거쳐 세계로 미칠 것으로 예상됩니다. 미군의 비용 증가와 전쟁 대응 능력 감소 만이 문제는 아니라는 얘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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