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신문] 2분기 전기요금 동결… 하반기엔 유가상승發 인상 불가피

정부 “공공요금 도미노 인상 우려”
연료비 연동제에도 유보 권한 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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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전력이 22일 한전 홈페이지에 2분기 전기요금 인상을 유보한다고 공고했다. 사진은 이날 서울 서대문구의 한 상가에 설치된 전기계량기.
연합뉴스

국제유가 상승에도 불구하고 2분기 전기요금 인상이 일단 유보됐다.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전력은 2분기 전기요금의 연료비 조정단가를 1분기와 같은 ㎾h당 -3.0원으로 책정했다고 22일 밝혔다. 유가 상승분을 반영하면 2분기 연료비 조정단가는 ㎾h당 -0.2원이 돼 1분기보다 2.8원 올려야 한다. 앞으로도 기름값이 계속 오를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하반기에는 전기요금 인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한전이 연료비 연동제에도 불구하고 전기요금을 인상하지 않은 것은 정부가 1분기 조정단가 결정 때 발생한 미조정액을 활용해 요금 인상 유보 권한을 발동했기 때문이다. 유보 권한은 한전이 연료비 조정요금 변동분을 반영해 달라고 정부에 요청하면 정부가 반영 여부와 반영 폭을 결정하는 것이다.

정부가 전기요금 인상 유보 권한을 발동한 사유는 지난겨울 액화천연가스(LNG) 가격 급등을 ‘이상 한파’에 따른 일시적 현상으로 봤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민 생활의 안정을 도모하려는 취지도 들어 있다. 또 자칫 공공요금 도미노 인상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우려한 측면도 있다. 정부는 지난 19일 물가관계차관회의에서 “2분기 공공요금을 안정적으로 관리해 국제유가 상승이 소비자물가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겠다”고 밝혀 전기요금 인상 유보 의지를 내비쳤다. 다음달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공공요금 인상 악재를 막으려는 속내도 보인다.

그러나 국제유가 상승이 계속되는 추세라서 하반기에는 전기요금 인상을 더이상 유보할 수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연료비 움직임에 따라 전기요금에 반영하기로 한 연동제 도입 취지가 무색해질 수 있어서다. 전기 연료인 유연탄과 LNG, 벙커C유 가격은 지난해 12월 이후 꾸준히 오르고 있다.

세종 류찬희 선임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