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서해 피격’ 서훈 보석 심문 진행
서훈 측 “사건 은폐 없었고 월북 몰이 실익 없어”
서훈과 달리 다른 주요 인물 모두 불구속 재판
서훈 측 “검찰의 전격 기소로 적부심 기회 날려”

[앵커]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을 은폐한 혐의로 유일하게 구속기소 된 서훈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측이 건강 문제를 호소하며 법원에 석방을 요청했습니다.

앞서 구속됐던 인사들은 모두 구속적부심으로 풀려났는데요.

검찰은 부하 직원이던 참고인들을 회유할 가능성을 우려하며 반대하고 있습니다.

최민기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구속 전 피의자 심문에서 무려 10시간이라는 법정 다툼을 벌였던 서훈 전 실장 측과 검찰이 이번엔 보석 심문에서 또 한 번 부딪쳤습니다.

서 전 실장 측 변호인은 사건 은폐 자체가 없었고 월북 몰이를 시도할 실익도 없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피살 이후 열린 회의에서 국정원과 청와대, 통일부 등 실무자 수백 명이 인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를 은폐한다는 게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렵다는 겁니다.

또 실족이든 월북이든 고 이대준 씨가 이탈한 경위와 관련 없이 서 전 실장의 정무적 책임은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고도 항변했습니다.

반면 검찰은 서 전 실장이 이 사건을 자진월북으로 몰아간 건 당시 조치를 하지 않아 국민을 구조하지 못했다는 비난을 면하기 위해서였다고 지적했습니다.

이후 이어진 NSC 회의를 보더라도 이번 사건과 2008년 금강산 관광객 ‘박왕자 씨 피살 사건’과의 차별화 논리를 구성하기 위해 월북을 활용한 논의가 있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양측은 구속 필요성을 놓고도 팽팽한 기 싸움을 벌였습니다.

서 전 실장 측 변호인은 서 전 실장이 심혈관 질환을 앓고 있고 한국 나이로 올해 70세의 고령이라는 점을 고려해달라고 호소했습니다.

반면 검찰은 이 사건 참고인들이 서 전 실장의 부하 직원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석방 시 회유 우려가 매우 크다고 강조했습니다.

서 전 실장 측이 보석을 강하게 주장하는 배경에는 이 사건 다른 주요 인물들이 모두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는다는 점도 작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먼저 구속됐던 서욱 전 국방부 장관과 김홍희 전 해경청장은 구속적부심으로 풀려났고,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 등에 대해선 애초 구속영장이 청구되지 않았습니다.

실제 서 전 실장 측은 심문 과정에서, 검찰이 구속기한도 채우지 않고 급하게 기소하는 바람에 구속적부심 청구 기회를 날려버렸다고 호소하기도 했습니다.

서 전 실장의 이번 사건 1심 재판은 오는 20일 시작될 예정으로, 보석 허가 여부도 첫 재판을 전후에 결정될 것으로 보입니다.

YTN 최민기입니다.

YTN 최민기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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